한국 전통미술. 현대미술 한인작가들 전시회 잇따라
미주 한국일보(The Korea Times), 2004년 2월
뉴욕에는 한국 전통 미술과 현대 미술을 보여주는 한인 작가들의 전시회가 잇따르고 있다.
동양화의 여백과 선이 살아 있는 뉴욕의 원로 화가 안동국씨의 추상적 동양화와 한국 도예가 이희순씨의 토기 작품,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강애란씨의 책 설치작 등 볼만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안동국 화백은 지난달 31일부터 2월26일까지 맨하탄 월터 위키저 갤러리(568 Broadway Rm. 104B New York)에서 ‘선과 공허’(Zen & Void)를 타이틀로 한 18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 1960년대 초 미국으로 건너온 안화백은 지난 1962년부터 98년까지 40 여년간 그린 동양화 30 여점을 전시 중이다.
1960년대 김환기, 김병기 화백과 활동했고 한 지 위에 붓으로 아름다운 산수를 추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동서양을 접목한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오하이오 마이애미 대학과 뉴욕 프랫 대학원에서 회화와 그래픽 아트를 전공했고 뉴욕대학에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취득했다.프랫 대학과 롱아일랜드 대학(C.W 포스트 캠퍼스), 뉴욕 인스티튜프 오브 테크놀러지 교수를 역임했다.
맨하탄 뉴욕통인화랑(16 West 32nd Street, Suite 503, NY)은 한국 도예가 이희순씨를 2월작가로 선정, 락쿠소성을 이용한 꺼먹이 작업의 흑색 토기 작품들을 전시 중이다.
이희순씨는 ‘토기에 그을음이 스며들게 하여 소성하는 꺼먹이 구이’방법으로 흙이 가진 질감을 최대한 표현, 질박한 토속성을 나타냈고 대칭된 형태를 통해 정제되고 절제된 형상과 색채에서 보이는 추상적인 경향을 원시적이면서도 묵시적인 형상으로 분화시켰다.
작가는 흙이 금속산화물이 많이 들어 있는 퇴적 점토 벽돌 소지로 흙의 발색을 연을 먹임으로써 검은색의 원시성을 간직한 토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작가는 국제 라쿠 심포지엄 2001년 웍샵과 2003 제2회 세계도자 비엔날레 웍샵 초대작가로 활약했고 2003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 초대작가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번 도예전에서는 한국이라는 토양에서 나온 작가의 흑색토기 작업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뉴욕한국문화원(원장 박양우) 갤러리 코리아에서는 첨단 멀티 미디어를 이용, 평면적 미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예술과 과학이 어우러진 강애란·홀리오 소토의 디지털 유토피아전이 6일부터 3월20일까지 개최된다.
이 전시에서 한국 작가 강애란(이화여대 교수)씨는 보편적인 인쇄기술에 의존하는 책의 현 모습을 탈피, 정보를 보급하는 기재로서의 책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책 설치작을 선보인다. 그는 1999년부터 아교로 제작한 책안에 전기 빛 장치를 한 후 종이 책들과 함께 전시함으로써 마치 살아 있는 책의 도래를 꿈꾸는 듯한 설치작업을 보여주었다.
이 전시에는 보다 한 걸음 나아가, 빛이 나는 책의 측면을 손으로 만지면 책의 내용이 투사돼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한다. 스페인 출신 소토는 컴퓨터 그래픽과 도서관에서 발견한 이미지들을 결합, 사라진 도시들을 비디오 작업에 담은 작품들을 전시한다. 오프닝 리셉션은 6일 오후 6∼8시.
롱아일랜드 대학 C.W. 캠퍼스 허친슨 갤러리(720 Nothern Bld. Brookville)에서는 뉴욕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한인 젊은 작가 12인전이 2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크로싱 존’(Crossing Zone)을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에는 이운주(조각), 박응호(설치), 고산금(회화), 박만희(회화), 안재희(설치), 이영화(설치), 김희수(설치), 박현주(설치), 홍찬희(설치), 조성한(회화), 박정환(회화), 최욱(설치)씨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한국에서 미술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후 미국에 유학, 뉴욕의 대학과 대학원에서 믹술을 전공하고 활발히 활동중인 유망 작가들이다. 청동, 나뭇,푼, 머리카락, 롯,레코드판 등 우리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한 설치작과 캔버스나 한지에 작업한 회화 등이 선보인다. 오프닝 리셉션 5일 오후 7∼9시.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